종로 경옥고, 어떤 처방이고 누구에게 쓰는지부터

· 터한의원 의료진

환절기가 되면 경옥고를 한 번 먹어 볼까 하는 마음으로 문의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종로 부근 사무실에서 일하다 보면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로 이름은 익숙한데 정작 무엇인지는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옥고는 오래된 의서에 실려 전해 온 처방으로, 몇 가지 약재를 오래 고아 되직하게 만든 형태를 말합니다. 어떤 몸 상태에 쓰라고 정해져 온 자리가 있는 만큼, 이름만 보고 고르기보다 그 자리부터 확인하는 편이 맞습니다.

어떤 약재로 이루어져 있나

전통적으로는 생지황을 짜낸 즙에 인삼과 백복령 가루를 넣고 꿀을 섞어 오래 중탕해 만듭니다. 각각의 약재가 담당하는 방향이 달라, 마르고 건조해진 상태를 적셔 주는 쪽과 기운을 붙잡아 주는 쪽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오래 달이는 과정 자체가 이 처방의 성격을 만든다고 보아 제법을 중요하게 다룹니다.

형태가 되직한 고 형태이다 보니 숟가락으로 떠서 먹거나 따뜻한 물에 풀어 마십니다. 알약이나 탕약과 달리 보관과 복용이 간편해 꾸준히 이어 가기 수월하다는 점을 이유로 찾는 분도 있습니다. 다만 같은 이름으로 나오는 제품이라도 원료와 제법, 약재의 비율이 같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는지가 선택의 기준 가운데 하나가 됩니다.

언제 먹는 것이 좋으냐는 질문도 많이 받습니다. 대개 빈속에 드시도록 안내하지만 속이 불편한 분은 식후로 옮기기도 합니다. 정해진 하나의 방식을 고집하기보다 본인이 무리 없이 이어 갈 수 있는 시간대를 찾는 편이 실제로는 더 중요합니다.

어떤 상태에서 고려하게 되는지

오래 일이 몰려 기운이 바닥났다고 느끼거나, 기침이 오래 남고 목과 입이 자주 마르거나, 회복이 더뎌 잔병을 달고 사는 시기에 이야기가 나옵니다. 큰 병이나 수술을 겪은 뒤 체력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고려되기도 합니다. 공통점은 몸이 말라 있고 회복의 여력이 줄어 있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반대로 모든 피로에 같은 답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소화가 약해 조금만 먹어도 더부룩한 분, 몸에 습한 기운이 많아 늘 무겁고 부은 느낌인 분에게는 되직하고 단맛이 있는 형태가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다른 방향의 처방을 먼저 이야기합니다.

수험생이나 사회초년생처럼 젊은 분들이 문의하는 경우도 있는데, 나이보다 지금의 상태가 기준이 됩니다. 잠을 줄여 가며 버티는 시기라면 처방보다 먼저 손봐야 할 것이 있을 수 있어 그 이야기를 함께 나눕니다.

복용 전에 반드시 확인할 것

당뇨가 있거나 혈당 조절이 필요한 분은 꿀이 들어간 제형인 만큼 미리 알려 주셔야 합니다. 인삼이 들어 있어 혈압이나 특정 약을 드시는 분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경우, 만성 질환으로 여러 약을 드시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감기로 열이 나고 목이 아픈 시기에는 회복을 돕겠다고 바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급한 증상이 지나간 뒤에 시작하는 것이 순서에 맞습니다. 복용 중 속이 더부룩하거나 무른 변이 이어지면 양을 조절하거나 잠시 멈추고 상의하시면 됩니다.

무엇보다 한 가지 처방이 여러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한다는 식의 설명은 경계하시기 바랍니다. 경옥고도 진찰을 거쳐 지금 몸 상태에 맞을 때 쓰는 하나의 선택지일 뿐입니다.

진찰에서 보는 것과 이어 가는 방법

맥과 혀, 복부의 긴장도를 보고 수면과 소화, 땀과 갈증, 월경 상태를 묻습니다. 최근 받은 혈액검사 결과가 있다면 가져오시면 참고합니다. 이 과정을 거쳐 경옥고가 맞는지, 아니면 다른 형태가 나은지를 정하고 복용 기간과 확인 시점을 함께 잡습니다.

먹는 동안에는 컨디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간단히 적어 두시면 좋습니다. 잠이 어떤지, 오후에 처지는 정도가 달라졌는지, 속은 편한지 정도면 충분합니다. 정해 둔 시점에 이 기록을 놓고 계속할지 바꿀지 판단합니다.

복용만으로 생활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을지로 방면으로 한 정거장 걷는 정도의 움직임과 잠자는 시간을 함께 정리해야 회복의 바탕이 생깁니다. 술자리가 이어지는 주에는 무엇을 먹든 회복이 더뎌집니다. 체중이 저절로 줄거나 열이 오래 이어지거나 피로와 함께 멍이 쉽게 드는 변화가 있다면 보약을 고르기 전에 원인을 찾는 검사가 먼저입니다. 이런 신호가 보이면 그 방향을 먼저 안내해 드립니다.

종각역 부근에서 근무하며 환절기마다 회복이 더뎌 고민이라면 터한의원 광화문점에서 지금 몸에 맞는 형태인지부터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종로 일대에서 진료 시간을 잡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평일 야간진료를 운영합니다.

작성 터한의원 의료진 · 감수 신영하 대표원장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증상이 있으면 진료를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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